내전 이후, 시리아 의회 첫 소집: 시리아, 61년 만에 의회 개최

독재의 잿더미 위에 세운 첫 의사당, 시리아의 봄은 올 것인가

아사드의 그늘을 걷어낸 시리아, 역사적 첫 의회 개원

독재 붕괴 이후의 시리아, 분열을 넘어 공존의 길을 묻다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수십 년간 이어진 독재와 잔혹한 내전의 사슬을 끊어낸 시리아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새로운 의회가 소집되었다. 오랜 기간 중동 현장에서 무고한 이들의 눈물과 영적 갈망을 지켜본 전문가의 시선으로, 이번 의회 개원은 단순한 정치적 절차를 넘어 파괴된 인간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공존의 질서를 세우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내가 중동에서 살아가며 목격한 중동의 하늘은 언제나 포연과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특히 아사드 독재 정권 아래서 신음하던 시리아는 인간의 존엄성이 가장 처참하게 짓밟힌 영적 황무지와 같았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이 만든 거대한 성벽을 무너뜨리셨고, 마침내 시리아 땅에 새로운 변혁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수십 년간의 일당 독재와 10년이 넘는 잔혹한 내전을 겪은 시리아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새로운 의회가 소집된 것이다. 이 거대한 발걸음은 단순한 권력의 교체를 넘어, 오랜 상처를 치유하고 참된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세워야 하는 무거운 책임의 시작을 의미한다.

 

무너진 우상과 자유를 향한 갈망

 

역사 속에서 영원할 것 같았던 독재 체제도 결국 인간의 근원적인 자유와 존엄을 향한 갈망 앞에서는 무력하게 무너진다. 시리아를 철권통치로 지배하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중동 지정학의 판도를 뒤흔든 대사건이었다. 정권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 민간인을 향해 화학무기를 살상하고 도시를 초토화하는 죄악을 저질렀으나, 그 공포 정치는 도리어 변화를 열망하는 내부의 저항과 국제사회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종말을 고했다.

 

정권이 물러간 자리에는 극심한 혼란과 무질서라는 과제가 남았다. 오랜 내전으로 인해 국가 기간 시설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수백만 명의 난민이 고향을 잃고 유리방황하는 비극이 지속됐다. 이러한 영적, 물질적 폐허 속에서 사회를 재건하고 다양한 종교적, 민족적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어낼 합법적인 제도적 틀이 절실히 요구되었다. 이에 따라 과도 정부와 각 지역 대표들은 새로운 시리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의회 구성을 서둘러 추진하게 되었다.

 

역사적인 첫 소집과 새로운 의사당

 

새로운 정치가 피어나는 현장은 엄숙함과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다마스쿠스에서 소집된 새로운 의회는 기존의 정형화된 거수기 의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전 기간 서로에게 총을 겨누었던 서로 다른 정파의 대표자들과 수십 년간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소수 민족, 그리고 여성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시리아의 미래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번 의회 소집의 핵심 의제는 국가 재건을 위한 과도 헌법의 제정과 민생 안정, 그리고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는 일이다.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과거의 원한을 내려놓고 오직 도탄에 빠진 국민을 구해야 한다는 대명제 아래 머리를 맞댔다. 그러나 갈 길은 여전히 멀고 험난하다. 각 정파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오랜 기간 쌓여온 상호 불신의 벽을 허무는 일은 단번에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시리아 역사에 기록될 위대한 진전이다.

 

잿더미 속에서 부르는 평화의 노래

 

의사당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는 환희와 우려가 교차했다. 새롭게 선출된 한 과도 의원은 연단에 올라 오랜 세월 동안 자유를 위해 흘린 무고한 이들의 피가 절대 헛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하며, 이제는 총칼이 아닌 법과 정의로 국가를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당 밖에서 만난 평범한 다마스쿠스 주민들의 바람 역시 소박하면서도 간절했다. 이들은 더 이상의 폭격과 굶주림이 없는 세상, 아이들이 마음 놓고 학교에 갈 수 있는 평화로운 일상을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중동의 종교적 지형을 깊이 연구해 온 학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의회 소집은 단순한 행정적 절차가 아니다. 그것은 수많은 이슬람 종파와 소수 기독교 공동체가 어떻게 적대감을 극복하고 공존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거대한 영적 실험대와 같다. 힘의 논리로 상대를 지우려 했던 과거의 방식을 버리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을 때 비로소 참된 재건이 가능해진다.

 

총성 너머, 시리아의 영혼을 치유하라

 

시리아의 새로운 의회 소집은 위대한 시작이지만, 동시에 풀어야 할 거대한 숙제의 서막이다. 종이에 쓰인 새로운 법률이나 화려한 정치적 수사만으로는 길거리에서 굶주리는 아이들의 배를 채울 수 없으며, 가슴 깊이 새겨진 상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없다. 권력을 쥐게 된 새로운 지도자들이 다시금 패권과 탐욕의 늪에 빠진다면, 시리아는 또 다른 유혈 참극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진정한 공존은 나를 박해했던 원수까지도 품어 안는 용서의 마음과 온 인류를 향해 흐르는 보편적 사랑의 가치를 깨달을 때 성취된다. 화염이 지나간 자리에 세워진 이 작은 의사당이, 증오를 멈추고 인간성을 회복하는 거룩한 장소가 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작성 2026.07.14 06:05 수정 2026.07.1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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