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대한 우리의 자세


전곡선사박물관 특별전시회 / 출처:김진혁



지난 화(火)요일. 지구가 정말 화난 거 같았습니다. 118년만의 기록적인 폭염에 지치는데 퇴근길에는 갑자기 호우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그야말로 기후변화를 온 몸으로 체감한 하루였습니다.


초등학교 때 30도를 넘으면 폭염이라 불렀던 것이 선명한데, 지금은 40도를 넘나드는 현실에 말문이 막힙니다.


그럼에도 저는 시원한 에어컨이 돌아가는 책상에 앉아 얼음 가득한 커피를 마십니다. 바깥은 더울지언정, 쾌적한 사무실에서 새삼 기술 발전의 경이로움을 실감합니다.


이 쾌적함은 진보와 혁신의 결과입니다. 이 기저에는 서양 근대의 '인식' 변화, 즉 인간이 자연을 이해하고 활용하려 했던 시선이 있습니다. 그러다 점차 측정하고, 분리하고, 정복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자연은 함께 사는 존재가 아니라, ‘정복해야 할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인식이 경제와 정치, 과학과 기술을 지배했고, 이에 따른 또 다른 풍경이 지금 우리가 맞이하는 기후의 역습입니다.


예전 편지에 언급했던 선사박물관의 특별전시 <아름답고 슬픈 멸종 동물 이야기>이 떠오릅니다. 전시는 인류 이전의 지구가 어떻게 극적인 변화를 겪었는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기후의 경고를 엮어 6번째 대멸종은 아닐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45억 년이라는 지구의 시간과 5번의 대멸종이라는 사건 앞에서, 고작 수십 년의 기후변화를 두고 호들갑 떠는 인간이 우스꽝스럽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지금의 변화는, 인간이라는 종(種)이 살기 어려워지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기후 문제는 단순히 탄소 배출량을 제한하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건 아닐 겁니다.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왔는지, 그리고 지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인식'과 '관계'의 문제라고 여깁니다. 


그리고 이 인식의 전환은, 소수의 사람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단순히 텀블러를 구매하고 에코백을 사용하는 등의 방법에 휘둘리는 것도 아닐테구요.


‘기후 변화’라는 눈 앞의 현상을 넘어, ‘관계 변화’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목요편지는 기후변화에 대해 나열해 본 시간이었습니다. 쓰고 보니 ‘맞는 말’만 장황하게 늘어놓은 거 같아 부끄럽기만 합니다. 


사실 저는 그동안 기후와 환경에 대해 둔감했습니다. 동시에 편지를 쓰며 이제야 호기심이 생겨납니다. 그래서 더 궁금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지금의 기후 위기를 두고 어떤 공부를 하고 계신지. 그리고 어떤 실천을 하고 계신지 말입니다. 


아무쪼록, 마음만은 시원한 목요일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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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칼럼니스트 기자 hyogy82@naver.com
작성 2025.07.09 23:03 수정 2025.07.09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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